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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이 영화를 보고난 후, 본인이 느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각자만의 생각 속으로 빠져 들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메멘토도 그랬고... 인간의 심리와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그 단편을 영상으로 만들어 메세지를 던지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능력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이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므로, 영화를 보기전이라면 '<-'를 누르길 권합니다. ^^;;
  (스토리 중심은 아니니 영화의 이해하고 해석하는 또하나의 관점으로 받아들이시려면 아래로~)


놀란 감독이 대중을 상대로 거는 거대한 '인셉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이것도 혹시?'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아마 이 부분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고민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리뷰들을 찾아본다면 아마 이 부분에 대한 수많은 해석과 의견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부분도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테마를 관객들에게 '?'로 남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인셉션을 보고 나오면서 그보다 더 큰 놀라움과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머리 속에서 한참 이런저런 심리학 용어들이 난무하고 이미지화 되는 도중에 같이 본 친구 녀석이 말합니다.
"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계가 꿈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다."
........
이 말을 듣는 순간,
놀란 감독이 대중과... 아니 세상을 상대로 실험하려는 듯한 무서움과 이미 우리는 그의 '인셉션'에 걸려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비약적인 상상일수도 있습니다만,;;;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놀란 감독이 깔아놓은 트랩에 걸려버렸다는 것을 영화 속에 나오는 내용들로 근거를 찾아보겠습니다.


왜, 'inception'인가?
'inception : (n) 시초, 계기, 발단' 등으로 해석되는 단어입니다.
왜 하필 저 단어를 사용한 것일까요?
다른 영화들에서처럼 '세뇌(brain wash)'를 통해서 이룰 수 있는 목적을 이 영화에서는 굉장히 어렵고 번거롭게 시도합니다.
세뇌도 무의식에 특정 메세지를 남겨두고 의식이 자각하지 못하는 동안 행위를 이루어내는 과정입니다.
(물론, 세뇌는 최면등의 방법이 동원되고, 특정 신호를 통해 메세지를 호출할 수도 있습니다.)

무의식을 이용하여 행위를 이끌어낸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그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도 보여지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두고 세뇌는 각각 분리된 작용을 하게 됩니다.
무의식의 메세지를 행하면서 의식은 그것을 관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의식이 지배하는 동안에는 무의식은 잠재되어 있을 뿐, 활성화 신호를 기다릴 뿐입니다.
그러므로, 세뇌는 무의식에 '메세지를 새겨 넣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빙산에 비유되며 '빙산의 일각'으로 표현되는 의식과, 그 속에 잠재되어 보여지지 않는 무의식>

하지만 inception의 과정은 무의식에 '씨를 뿌리는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씨는 무의식 속에서 자라나 의식으로 표출될 수 있는 것이고,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게 됩니다.
무의식이 의식화 되는 일련의 과정을 임의로 조작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기에 의식이 인지해서는 안되고, 자신의 다른 무의식(무의식 세계에서는 의식인) 또한 inception되는 과정을 눈치채지 못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방어 훈련등이 나오는 이유가 이것이며, 훈련이 아니더라도 외부의 관여가 발생한다면 본능적으로 방어 기제가 작동하게 됩니다.)
프로이드부터 시작된 정신분석 이론에서 '의식<->무의식'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필요합니다. ^^;;
프로이드 - 융 - 라캉의 흐름중 (용짱님의 '인셉션(2010), 라캉 정신분석과 주체의 문제')에서 정리가 잘 되어 있으며,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에 집중하여 리뷰해주셨습니다. ^^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놀란 감독이 심어놓은 씨앗은?


제목부터 'inception'을 사용하고, 놀란 감독이 대중을 상대로 인셉션을 하려한다는 이유는
저와 여러분의 머리 속에 '씨앗'을 심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한번 생각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되는거 아냐?' 라고 생각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잊어버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잊어버린 것일까요?
평소에는 잘 기억나지 않던 것들이 어떤 계기를 통하거나, 문득 떠오르는 경험을 해보지 않으셨나요?
그것은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의식에서 담고 있지 않을 뿐,
그보다 더 많은 용량을 지닌 무의식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명확한 메세지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무서운 것입니다.
영화에서도 인셉션의 타겟이 되는 '피셔'에게 행하는 행동들의 목적도 '이렇게 해야한다. 해라'가 아닙니다.
(이렇게 할 것 같으면, 최면이라도 걸어서 세뇌걸면 더욱 쉽습니다.;;;)
피셔의 의식과 심리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 찾아서 '조작'합니다.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들을 '상징(symbol)'으로 남겨두는 것이죠.
언어가 될 수도 있고, 이미지가 될 수도 있고, 뉘앙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놀란 감독은 영화 '인셉션'을 통해 우리에게 '이 세상도 꿈일까?'라는 심볼을 심은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에 따라 영화의 이미지가 될 수도 있고, 코브가 멀에게 했던 것처럼 '언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관객 각자가 극장을 나서면서 가진 영화에 대한 지각/인식 정보들 모두가 이미 'inception'의 도구로 활용되어지는 것입니다.

영화 '인셉션'을 본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놀란 감독의 inception 타겟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여름 날 녹아내리는 아스팔트의 콜타르 찌거기처럼, 뇌리의 어느 구석에 찝찝하고 끈덕지게 남아버리게 되는 것이죠...


친절하게도 이런 기제에 대한 설명은 영화 속에 다나와 있습니다.
영화의 큰 흐름을 잡아가는 피셔의 무의식 세계와 코브의 무의식 세계.
피셔의 무의식 세계는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책임지고, 코브의 인셉션 과정을 설명하는 기재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inception은 유효하다라는 메세지를 내포합니다.
피셔의 케이스를 보면서 관객들은 '무의식 속에 인셉션은 가능성 있으며, 타당하다'라는 뉘앙스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코브의 무의식은 inception에 대한 설명과 이해를 도와주는 역할과 함께 관객들에게 놀란 감독의 중요한 inception 요소들을 남깁니다.
조각조각 맞추어져 가는 코브가 멀에게 행했던 inception 과정이 영화 전체를 통틀어 놀란 감독이 대중에게 행하는 inception 과정과 같은 것이지요.


멀이 항상 되뇌이게 되는 '기차....사랑하는 사람과 함께가기 때문이다.', 이미지로 떠오르는 '기차', 기억을 방해하는 '아이들', '토템'...
언어와 이미지는 심볼로 작용하고,
기억을 방해하는 아이들은 무의식으로 접근하려는 의식의 노력,
토템은 현실과 꿈을 경계 지어주는 도구로 의식과 무의식을 이어주는 요소(무의식의 심볼을 끄집어내는) 상징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영화 인셉션이 보여주는 영화의 메세지와 이미지들/대사들은 대중들의 무의식에 심어놓는 심볼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결말을 내놓지 않아서 '?'를 가지게 하거나 저처럼 확장해서 생각해보는 과정은 무의식을 의식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이 되는 것이지요.

무의식에 각인될 만한 이미지와 대사, 그리고 마지막에 엔딩에서 던져주는 '?'까지...
부지불식간 무의식에 자리잡은 심볼들을 마지막의 '?'를 통해 의식으로 한번 끌어와주는 놀라운 기재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피셔의 인셉션 성공을 통해, 인셉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관객들 무의식에 심어놓기까지 합니다.
겹겹이 쌓아가며 순차적으로 기제들이 작용하도록 설치해둔 치밀한 구성에 혀를 내두를 뿐입니다...
인간을 대상으로하는 심리적 임상실험을 이렇게 멋지게 매스미디어를 활용하고, 돈까지 벌어가면서 진행하다니... ㅠ_ㅠb

재미있었다. 감동적이었다.를 넘어서 무서움마저 느끼게 하는 놀란 감독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공포물보다, 심리적 트라우마나 영화제목처럼 인셉션을 강하게 남길 수 있는 영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효과를 남기게 될 수 밖에 없으니깐요. (위의 빙산 사진을 다시한번 봐주세요~_~;;;)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라리 엑스페리먼트처럼 통제된 실험 공간이라면?
이라는 생각까지 해보게 되었습니다.

통제된 변인과 타겟들을 대상으로하는 심리실험도 이만큼의 폐헤가 있는데,
통제되지 않고 자발적 실험 동의(표를 구매한다.)를 통해 무방비하게 노출되어진 놀란 감독의 실험에 약간은 불편한 마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의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표면적인 환경 요인만으로도 이만큼의 결과가 있고,
무서울 수 밖에 없는데...
무의식에 씨앗을 심어버려서 통제할 수도 없는 심리적 과정을 돈까지 내면서 당한 기분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섭도록 놀라운... 하지만 추천하고 싶은...;;;

위에서 놀란 감독의 만행(?)을 추측하고 무서움(?)에 떨었지만,
근간의 영화중에서 뇌수가 가장 뜨거워지고, 어디 흠잡을데 없을만큼 영화적 요소들을 잘 갖춘 영화인 듯 합니다.
관객을 집중시키는 이미지들과 스토리텔링, 긴장감을 이어가는 플롯의 구성...
여기저기 숨겨놓은 장치들까지...
(말미에 코브의 최하기저 무의식을 표현한 장면에서는 그냥 입만 벌어지더군요... '놀란, 그래 니 천재다!' 라면서... ㅠ_ㅠ)

'일장춘몽(一場春夢)'의 끝없는 ?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면,
아니 단순히 시원한 액션을 원하더라도 놓치면 정말 후회할 영화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남겨진...

영화중에 살짝 보인 오마쥬, 중요한 메타포, 무의식과 기억의 접점, 놀란이 조금은 놓친듯 아쉬운 부분들...
들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른 포스트에서 다루어보겠습니다. ^^;;

기호학과 심리학을 좋아해서 나름 배운 지식으로 조합한 것이니, 너무 전문적이거나 학문적으로 나무라지는 말아주세요. (__)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0.07.30 09:24

    비밀댓글입니다

  2. 빵이 2010.07.30 23:37 신고

    다음에서 금방 보이네~ 오~

  3. Favicon of http://dear-blue.tistory.com BlogIcon Yoron 2010.07.31 14:37 신고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영화를 본후 순간 '지금 이게 현실이 맞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ㅎㅎ
    그것이 바로 놀란이 의도한 인셉션일 수도 있었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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