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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애니나 가능한 완결이 난 녀석을 가지고 한번에 몰아서보는 편이다.

한 주 한 주 기다려 짧은 시간을 보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스토리를 이어서 가능한 한번에 내달리는 편이 빠져들기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접한 로보틱스 노츠(Robotics Notes)는 또다른 재미로 한 주 한 주를 기다리며 2쿨(22화)를 채우게 만든 특이한 케이스였다.

사실, 중간에 캐릭터에 너무 집중하고 이야기의 복선들을 많이 깔고 있기 때문에 흥미나 집중력이 조금 떨어지는 구간이 있기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빨려들어가게 된다. 그것은 정말이지 1편의 초반 5분에 스쳐간 장면들 때문이리라...




로봇물? 청춘물? 미스테리?


로보틱스 노츠는 상당히 독특한 느낌이다. 첫 5분에서는 박력있는 로봇물 같은 느낌을 팍팍 심어놓고는 그 뒤로는 뭔가 학원 로맨스나 성장물 같은 느낌으로 흘러간다. 중심 주인공인 세노미야 아키호와 야시오 카이토가 폐부 직전의 로봇 연구부를 살려내 간다는 이야기로 1시즌(12화)정도를 다 써버리고, 정작 제대로 모양새를 갖춘 로봇은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처음에는 웃으면서 캐릭터 설명을 하던 내용이 점점 미스테리한 모양새를 갖추어가고 하나씩 늘어가는 인물들이 또다른 색깔들을 점층해간다. 하지만 재미난 것이 그렇게 꼬여가고 점층되는 이야기들이 결국에는 퍼즐조각들이 되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고 중후반으로 넘어갈수록 왠지모를 텐션을 가지게된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모든 퍼즐들이 맞춰지며 결국 첫 5분과 이어지게 된다.


자칫 중반까지 정체불명의 스토리에 지루해질법 하기도 하지만,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들과 그것들이 하나씩 더 큰 줄기를 가져가는 모습이 새로운 흥미거리를 계속 유지해준다. 새로운 흥미들은 더 큰 소용돌이를 만들고 아주 작고 소소하게 시작된 미스테리는 이야기의 큰 흐름을 바꿔가는 신기한 모습으로 바뀌어간다.


제목은 로보틱스 노츠로 무엇인가 거대 로봇이 나오는 열혈물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사실은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묘한 구성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웃기게 이게 싫지가 않다. 그리고 작화와 연출이 뛰어나다보니 한편 한편에 대한 집중력을 상당히 높여주기도 한다.




로봇보다 시대를 구성하는 IT기술이 돋보인다.


"개눈에는 똥만 보인다"라는게 사실일까? 아무래도 내눈에는 애니 속의 IT 기술들도 스쳐가지 않고, 계속 머리 속에 남게 되는데, 로보틱스 노츠에 나온 기술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포켓컴이다. 지금의 패블릿 정보의 크기로 수많은 일상에서 활용된다. 특히 AR(증강현실)이 굉장히 강조되고 일상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활용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정보의 교류를 이루는 방식도 트윗포라고 불리는 메세지의 형태를 많이 이용한다.

명확한 시대적 배경은 없지만, 근미래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모습은 전혀 이질적이지 않고,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으로 등장하는 건배럴도 애니메이션이 게임화한 것이라거나 미스테리한 인물에서 악역으로 모든 배후에 있는 키미지마 코는 온라인 상에 인격을 옮겨놓았다는 설정도 다른 애니나 영화등에서 자주 등장하기는 했지만, 시대적 배경과 맞추어 상당히 설득력을 가진다.


로보틱스 노츠에서 중심이 되는 로봇인 '간츠쿠'는 결론적으로는 고딩학생이 만든 어설픈 1:1 사이즈 애니메이션 로봇 모델이지만, AR을 통해서는 미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최신 기술이 집약된 상대의 최신 기종도 이겨낸다. 그래야할 타이밍으로 열혈을 몰아갔으니 말이다;;; 사이사이 보이는 AR 재밍이나 아이리와 같은 설정 등등은 상당히 흥미로운 기술들이 보인다.




bp5의 힘인가? 


글을 쓰기위해 자료를 찾다보니 카오스;헤드, 슈타인즈;게이트 로 유명한 bp5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저기 상관없어 보이는 스토리들이 반전을 통해 큰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으로 유명한 작품들의 라인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나는 카오스;헤드나 슈타인즈;게이트를 아직 보지는 않았다. 슈타인즈;게이트는 게임으로 먼저 알게 되었고, 애미메이션 한두편을 중간에 봤지만, 뭔가 따라잡기 힘든 내용이라서 일단은 미뤄두었던 것이다. 하지만, 로보틱스 노츠를 보고나니 앞선 두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이미 조금은 느슨하다는 로보틱스 노츠가 취향에 맞았으니 오히려 더 쫀쫀하다는 앞선 녀석들은 더 큰 즐거움이 있겠지?


그리고 3작품의 특징들을 생각해보면 원소스 멀티유즈를 상당히 잘 실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품 상에도 이러한 요소와 특징들을 잘 섞어 놓았기 때문에 오히려 큰 문제없이 활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열혈 로봇물이 아니라 열혈, 로봇물이며 탄탄한 스토리를 즐기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보는 애니가 될 것 같다.

2쿨(24화, 실제로는 22화)이라 크게 부담되지 않는 사이즈라는 것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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