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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마이 로마이(THERMAE ROMAE).

친구 집의 책장에 꽂혀있던 이 녀석의 제목과 전면 표지를 봤을 때는 무슨 역사 소설쯤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뒷면에 보이던 작화 한장과 카피 한 줄이 관심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초반이 지나자 묘하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게 다 목욕탕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길래, 다른 소재도 아니고 '목욕탕' 때문일까?

그냥 단순히 자극적인 소제나 카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뭔가 독특한 느낌이 있다. 

목욕탕이 결코 자극적이지도 않고, 책의 전면에 아주 묘하게 현대의 목욕탕 코스프레를 걸친 로마 시대의 석상들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테르마이 로마이'는 '독특하다!'라는 관심으로 시작되었다.




주인공 루시우시는 로마 시대의 테르마이(목욕탕)을 만드는 건축사이고, 새롭지 못한 자신의 실력에 좌절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날, 목욕탕의 틈새로 우연히 물길에 휩쓸리고 현대의 일본으로 '타입슬립'(시간이동)한다.


로마의 목욕탕과 현대의 목욕탕. 

그리고 둘 다 목욕이라는 문화를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통점이 묘하게 이어진다.

루시우스는 현대의 일본에 설치되어 있는 목욕탕의 기술이나 음식등의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다시 로마 시대로 돌아가 새로운 테르마이(목욕탕)을 만들어 간다는 설정이고, 그 사이의 에피소드들이 각각 이어진다.

하지만, 루시우스의 어리숙한 해석과 그것이 로마 시대에 적용되어 무엇인가 새로운 목욕 문화를 만들어가는 에피소드들은 마치 온탕에 들어간 듯 훈훈한 미소를 띄게 만들어준다.


목욕탕 만들기에 빠져 온갖 오해도 받고, 부인과도 헤어지는 아픔(?)을 겪게되는 루시우스...

하지만, 그가 만들어가는 테르마이에는 로마 사람들의 행복이 깃들어가는 묘한 딜레마가 발생하기도 한다.




목욕탕만을 위한 남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전념하는 남자!


테르마이 로마이에 빠져드는 이유는 순수하게 목욕탕에 전념하는 루시우스 때문일 것이다.

머리 속에 온통 목욕탕만을 집어넣고 살아가는 그 모습은 어찌보면 삶의 밸런스가 치우친 것 같지만, 무엇이든 어느 정도의 위치에 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와 과정이 아닐까?

단순하고 멍청해 보일지 모르지만, 루시우스가 바라보는 목욕탕은 진지하다.

그렇기에 그의 순수하며 진지한 목욕탕 사랑에 사람들은 빠져들게 되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테르마이 로마이'를 읽으며 나는 다시한번 지금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내가 좋아한다는 것에 이만큼 열정적으로 매달리고 있는가? 나는 온전히 순수하게 빠져 집중하고 있는 것은 있는가?

단순히 남들보다 조금 잘한다나 배워서 이만큼 안다가 아니라 머리 속을 가득 채우며 열중할 수 있는 일이 말이다.


남들에게는 조금 어긋나 보이고 오해 받을지라도 자신의 길을 걸으며, 충실하는 루시우스가 부럽기도 하고 순간순간 귀엽기도 하다. 그렇게 루시우스에게 조금씩 빠져들기도 하고!




똑같은 방식이 주는 즐거움과 아쉬움


얼마전 3권이 나온 '테르마이 로마이'.

언제나 루시우스가 어려움에 봉착하고 그럴때마다 목욕탕에서 타임슬립해서 현대의 일본으로 넘어오고 독특한 힌트를 얻은 다음 로마로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 일본의 목욕문화가 로마에 절묘하게 맞아들어가며 적용된다. 

똑같은 포맷으로 3권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루시우스가 만들어내는 엉뚱한 해석과 행동들이 웃음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3권 분량이 지난 시점에서는 다음에는? 이라는 예측이 너무 쉽게 되어버리는 아쉬움도 남는다.


물론, 루시우스의 행동들과 그 사이에 일어나는 즐거운 에피소드들이 아직은 즐겁기만 하다. 

앞으로는 어떤 목욕탕을 만들어줄래? 루시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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